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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위반’ 입찰참가제한… 벌점 경감으로 업계 ‘숨통’ 틔워줘야

19일 국회 ‘하도급법 위반 벌점제 정비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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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기자
기사입력 2019/09/20 [08:37]

 

지난해 기준 공정위 하도급법 위반 1804건 달해
“벌점경감제도의 탄력적 운영으로 실효성 갖춰야”

 

▲ 하도급법 위반 벌점제 정비를 위한 정책 토론회                         © 매일건설신문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입찰참가자격제한’과 ‘영업정지’ 제도가 건설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도급법 위반 벌점제 정비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기업들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벌점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재계의 저승사자’인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 거래 위반(담합 등)에 따른 벌점이 5점을 초과하는 업체(부정당업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제한, 벌점이 10점을 초과할 때에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영업정지를 개별 행정기관의 장(발주처)에게 요청하고 있다. 공공발주시장이 전체 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업계에게는 무엇보다 강력한 제도인 것이다.

 

공정위는 올해 8월 기준 포스코ICT 등 12개 업체에 대해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입찰참가자격제한 등의 요청 대상으로 의결하고, 이중 10개 업체에 대해 관계 행정기관에 입찰참가자격제한 등의 요청을 한 바 있다.

 

강화되는 하도급법… 업계는 고사 위기

 

사실 1985년 시행된 하도급법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제도와 1995년 하도급법 개정 시 도입된 영업정지 요청제도는 실제로 요청이 이뤄진 사례가 드물어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도급 위반으로 적발된 기업 차원에서도 행정소송 등으로 제재를 피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성경제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규정 미비와 규정들의 법문의 명확성이 많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제도의 합리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공정위의 벌점제도 운영과 관련해 미비점이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되고,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억제책으로서의 벌점제도의 위상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4년 영업정지와 입찰참가자격제한을 요청할 수 있는 벌점 누산 점수를 각각 15→10점, 10→5점으로 하도급법을 개정했다. 이에 2018년 기준 하도급법 위반 사건이 신고(827건), 직권조사(977건)를 합해 총 1804건에 이른다. 이중 고발(15건), 과징금 부과(28건), 시정명령(84건) 등 벌점 부과 대상인 경고 이상의 시정조치를 받은 경우는 242건에 달한다.
 
최난설헌 교수는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공정위의 지침’의 개정으로 하도급 사건의 경우 고발이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벌점 누적에 따른 입찰참가자격 제한 요청 등 제재 사례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벌점 경감제도’ 시행, 재량 행위로 접근 필요

 

문제는 정부가 하도급법 위반에 대해 ‘엄벌’ 위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과징금 부과나 고발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승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국가경제의 공공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에서, 입찰참가자격제한은 중소·중견기업에는 존립 자체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기업에게는 동아줄인 ‘벌점 경감제도’를 실효성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하도급법 위반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취지로 ‘하도급 벌점 경감기준 정비’, ‘벌점 관리방식 개선’을 내용으로 하는 ‘공공입찰참가 제한 및 영업정지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12가지의 벌점 경감사유 중 행정기관의 표창수상, 대표이사나 임원의 하도급법 교육이수 등 5가지를 벌점 경감사유에서 삭제하고,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2→1점), 하도급 대금 현금 결제 비율 100%(1→0.5점) 등 4가지 사유는 경감 폭을 절반으로 축소하며, 공정개래협약이행평가 결과가 좋은 업체에 대한 벌점 감경 폭도 줄이는 것이 골자다.

 

공정위는 또 수기(手記)로 관리해오던 벌점 관리 방식도 개선해 개별 제재로 부과된 벌점이 합산된 사업자별 별점 총계가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벌점 총계가 높은 사업자(업체) 순으로 자동정렬되도록 벌점 관리 방식의 선진화를 위해 ‘사건처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기존 벌점경감기준에서 경감사유를 신설하고,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의 피해구제의 정도 등을 반영하는 내용들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난설헌 교수는 “벌점 부과에서 불확실성을 개선하기 위해 하도급 위반 조사단계부터 심사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고, 벌점 내역이 당사자뿐만 아니라 여타의 상습 법위반사업자에게 예방효과를 위해 신속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공정위가 하도급법 ‘벌점 경감제도’를 시행하는 데 있어 기존의 기속행위에서 재량 행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난설헌 교수는 “입찰참가제한은 사업의 존폐와 직결되는 만큼, 규제당국의 재량권을 통해 반복적인 법위반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면서 동시에 산업분야에 적합한 제재를 고민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승민 변호사는 “교육이수나 우수업체 표창 등은 벌점 경감 사유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 무거운 제재를 지속적으로 부과하는 상황에서 경감 사유마저 축소될 경우 많은 기업들이 막다른 길에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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